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남가좌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레이어드 하우스는 비교적 평화롭고 한산한 동네의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다. 막다른 도로에 따른 도로 확폭과 정북일조 사선 이격에 의해서 규모가 정해졌다. 개성이 강하고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건축주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따라 빛이 다양하게 공간을 채워주고, 집 안 어디서나 가족이 서로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계획했다. 따라서 공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연결하여 목적과 용도에 따라 공간을 크고 작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설계의 콘셉트가 되었다. ‘거실’이나 ‘복도’와 같은 방식의 구분을 피하고, 생활 공간과 이동 통로가 애매하게 구분된, 여러 영역의 집합체로서의 공간이길 바랐다.
의도한 빛, 의도치 않은 빛
건축주 시시각각 쏟아지는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을 통해 외부와 호흡하는 시간성을 경험하고 싶어 했다. 이를 위해 남향의 전면 파사드는 동일한 크기의 창을 연속적으로 배치해 의도한 빛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측면 창은 불규칙하게 배치해 의도치 않은 빛이 공간 곳곳에 들어오도록 했다. 디자인은 일상적 동네 가로에서 혼자 돋보이기보다는 주변 가로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랐다.
느슨한 경계와 자유로운 동선
주택은 3층과 4층, 다락으로 구성했고 내부는 물리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느슨한 경계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느슨한 경계는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개방된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기도 한다. 현관에서부터 다락까지 동선을 보면 산책하듯이 이어지며 내부 공간의 풍성한 깊이감은 단단한 계단실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낸다. 나무로 만든 계단은 조각처럼 섬세하고 그 위로 내려오는 고요한 빛은 집 깊숙이 스미고 퍼져 나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또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반복적인 빛과 공간의 경계를 이루는 가구, 곳곳에 배치된 소품들이 어우러져 수많은 레이어를 만들어 낸다. 여름 창문 밖으로 보이는 플라타너스 나뭇잎의 소리와 그림자는 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Layered House
설계 이상민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대지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건축용도 단독주택 &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157.00 ㎡
건축면적 94.03 ㎡
연면적 313.07 ㎡
규모 지상4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설계담당 이상민, 신정훈, 김정인
사진 건축 김한빛, 인테리어 HSPACE